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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독백]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중에서 심봉사 대사 - 최인훈作 <연극영화과 입시연기 작품수업>
주액터스 연기학원
2025. 6. 24. 17:12
[남자독백]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중에서 심봉사 대사 - 최인훈作
<연극영화과 입시연기 작품수업>
모르는 소리 그날 내가 너를 기다리다 못해 마중 나오다가 그만 개천물에 풍덩 빠져서 거의 죽게 되었는데
몽은사 화주승이 그리 마치 지나가다 내 꼴보고 깜짝 놀라 훨훨 벗고 달려들어 이 나를 건져내어 등에 업고
집을 물어 급히급히 돌아와서 옷을 벗겨 뉘어놓고 옷의 물을 짜내면서 하는 말이, 이생에 장님되기 전생의 죄악이라
우리 절 부처님전 정성을 들였으면 이생에 눈을 떠서 천지만물 보련마는 집안꼴이 어려우니 안됐구려 불쌍하오
내가 묻는 말, 재물을 안 드리면 부처님 힘 빌 수 없소?
중이 하는 말이, 다 정성인데 빈 손이야 할 수 있소
내가, 제물 얼마 드렸으면 정성이 될 것이오?
중이, 우리 절 큰 법당이 비바람에 기울어져 다시 지으려고 집집마다 동냥하러 다니오니
백미 삼백석만 바치면 법당 짓고 난 다음 부처님께 청을 들여 눈을 뜨게 하오리다
내가 불쑥, 백미 삼백석에 눈을 뜰 테면 그것 한 번 못하리까 그 책에 적어 주소 하니 중이 좋아하고
책을 펴놓고 쓰기를 황주땅 도화동 장님 심학규 백미 삼백석 감은 눈을 뜨게 하여 주옵소서
쓰기를 마치고 약조 기일 잊지 말라 하고 그 중이 돌아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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