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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와뮤지컬Study/남자독백

남자독백 - 한국영화 "은교" 중에서 이적요 역(박해일)

by 주액터스 연기학원 2024. 3. 27.

남자독백 - 한국영화 "은교" 중에서 이적요 역(박해일) 

 


서지우는...... (말을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고) 내가 서지우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그저 안개 자욱한 산굽이에 막 들어선 젊은 방랑자였을 뿐이었습니다.
그는 <심장>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는 <은교>를...... 세상에 내보냈습니다......
그리고 나 이적요는..... 늙었습니다. ......
늙는다는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라고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늙은이의 욕망은 더욱, 더럽고 끔찍한 범죄, 라고 비난할지도 모릅니다.
늙는다는 건..... 이제껏 입어본 적이 없는, 납으로 만든 옷을 입는 것이라고,
시인 로스케는 말한 적이 있습니다.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이.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불쌍하게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 긴장한 노인을 바라보는 시선들이다.
다시, 마음을 진정시킨 이적요는 축사를 잇는다.)

소설 <은교>는 메마른 대지에 내린 단비 같은, 소설이었습니다.
이보다 더 아름답고, 더 진솔하고, 더 충만한 소설은 쓰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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