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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와뮤지컬Study/남자독백

[일본영화] "라쇼몽" 중에서, 무사 <남자독백 영화대사연기>

by 주액터스 연기학원 2019. 6. 13.

[일본영화] "라쇼몽" 중에서, 무사

<남자독백 영화대사연기>

 


한참이나 아무소리가 없더니 한쪽에서 우는소리가 들렸어요. 물론 제 아내의 소리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울음소릴 듣는 순간 인간으로서의 수치심만이 가슴을 뚫고 올라 왔습니다.

희망을 잃었습니다. (남편 신음소리를 내며 몹씨 괴로워 하다가 고개를 든다.

창백하지만 차분한 표정이다. 그는 칼을 뽑아 멀거니 들여다 보다가 가슴으로 가져간다.

고개를 숙이며 상체를 굽힌다.

조명. 재판소로 암전. 무당이 몸을 뒤틀며 마치 자기 가슴에 칼이 꽂힌 듯 비명을 지른다)

피가 목으로 넘어와 입속에 그득했지만 아픈지도 몰랐습니다. 다만 손끝과 발끝이 점점 추워오는 감각뿐이었어요.

그리고 온통 뿌연 안개가 눈알을 뒤덮기 시작했고 산새소리도 바람소리도 꿈결처럼 멀어져 가기 시작했죠.

난 그대로 주저앉아 누워 버렸습니다.

그때 누군가 내 옆으로 닥아 오는 인기척을 느끼긴 했는데 아무리 눈을 뜨려고 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내 가슴에 꽂힌 칼을 천천히 뽑았습니다.

핏덩이가 다시 한번 울컥 치밀고 전 마지막 숨결을 거두었습니다.

그리고는 이 캄캄한 곳을 혼자 거닐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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