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독백] 한국영화 "초록물고기" 중에서, 배태곤 <연극영화과 배우연기수업>
[남자독백] 한국영화 "초록물고기" 중에서, 배태곤 앉아, 막동이. 뭐 먹을래? 막동아, 내 옛날 얘기 하나 해줄까? 옛날에 말이야 새까만 양아치 하나가 있었어요. 배운 건 없지, 부모 형제한테도 까였지, 그래도 먹고 살아보겠다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이 서울 바닥에서 똥두깐의 구더기마냥 꼼지락, 꼼지락! 그런데 어느 날 말이야 배가 너무 고파서, 밤에 식당 문을 따고 들어가서 김밥 세 줄 먹고, 오뎅 국물 마시다 주인한테 들켜서 작살나게 터지고, 첫 번째 유치장 신세를 졌지. 그 김밥 집이 어딘지 아냐? 바로 여기야. 그때 김밥 훔쳐먹은 양아치 새끼는 뭐가 됐을 것 같냐? 이 건물 전체 재개발권을 따내서 여기에다가 멋진 건물을 지으려고 그러지. 감방갈 때 이를 박박 갈면서 작심한 게 있었지. 니기미 좆..
2019. 5. 20.
"로미오와 줄리엣" 중, 로미오 - 세익스피어 <남자독백 연극영화과>
"로미오와 줄리엣" 중, 로미오 - 세익스피어 상처 맛을 모르는 자는 남의 상처를 비웃는 법. (줄리엣, 이층 창 문에 나타난다) 하지만, 쉿! 저기 저 창문을 통해 나오는 빛을? 저기가 동쪽, 그렇다면 줄리엣은 태양. 밝은 태양이여, 어서 떠올라 질투의 달님을 죽여주렴. 달님을 보살피는 당신이 달님보다 훨씬 더 예쁘니 달님은 이미 슬픔에 병이 들어 그 빛이 창백해졌나. 제발 달의 시녀 노릇은 하지 마오, 달은 샘장이니까. 달의 시녀의 제복은 창백한 초록빛. 바보가 아니고서야 누가 그걸 입겠소. 벗어버리시오. 내 아가씨, 아, 내 사랑. 아, 내 사랑임을 그대는 아는가? 입을 여네. 그래도 말은 없구나. 그러면 어때? 저 눈이 말을 하는데. 그럼 대답을 해 볼까 - 그건 너무 뻔뻔스럽지. 내게 말을 거는..
2019. 5. 7.
『굿닥터』 중에서 , 작가 <남자연극대사 입시실기작품 연기수업>
『굿닥터』 중에서 , 작가 반가워요. 마침 글을 쓰기가 좀따분해서 누구랑 같이 얘기라도 했으면 하던 참인데. 여기가 바로 제 서재구요, 저는 매일같이 바로 이 책상에 앉아서, 한 가지 생각에 골몰하고 있죠. 난 써야 한다, 써야 한다. 써야만 해! 이 서재는 널빤지를 하나하나 끼워서 제가 직접 만들었는데, 엉망이죠? 제 책상을 구석에 놨는데, 하필이면 바로 이 위의 천장이 새서 비만 오면 물이 떨어지네요. 네, 그래요. 저도 책상을 옮기려고도 했지만, 책상 바닥에 또 구멍이 있지 뭡니까? 그뿐인가요, 지금 이 집이 경사져 있어서 비가 심하게 올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아래쪽으로 밀려가고 있는 거 같아요. 그래도 저는 여기가 마음에 들어요. 아주 행복해요. 물론 저를 찾아오는 사람이 많은 건 아니죠. 사실이..
2019. 5. 7.